지훈은 회의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도시의 불빛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수년간 대기업의 해외 전시 총괄 담당자로서 화려한 무대를 연출해왔지만, 그 빛은 언제나 타인의 브랜드를 위한 것이었다. 손에 든 커피는 이미 식어 있었고, 가슴 속엔 이름 모를 갈증이 차올랐다.
“이제 나를 위한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날 오후, 그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안정된 연봉과 직함을 내려놓는 대신, 자신의 꿈을 손에 쥐기로 했다.
작년 파리 출장 중, 지훈은 우연히 작은 골목 상점에서 독특한 생활용품을 발견했다.
나무 손잡이가 달린 심플한 주방 도구와 부드러운 곡선의 세라믹 컵.
그것들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손에 쥐는 순간 묘한 안정감을 주었다.
“한국에서도 통할 거야.”
그는 제품 사진을 찍으며 직감했다.
이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일상에 스며드는 작은 이야기였다.
수입 판매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성수동은 트렌드의 심장처럼 뛰고 있었다.
좁은 골목마다 세련된 팝업스토어와 카페가 즐비했고,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공기를 채웠다.
지훈은 낡은 공장 건물 사이를 걷다가 문득 걸음을 멈췄다.
“여기야.”
하지만 주변의 팝업스토어들은 네온사인과 모던한 인테리어로 넘쳐났다.
그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별화된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디자인만으론 부족해.”
지훈은 혼잣말을 내뱉으며 제품 샘플을 테이블에 늘어놓았다.
그는 고객들이 이 물건을 단순히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만지고 사용하며 그 가치를 느끼길 바랐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이걸 쓰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는 머릿속으로 공간을 그렸다.
따뜻한 조명 아래, 제품이 주인공처럼 빛나는 공간. 그곳에서 고객들이 자연스레 손을 뻗게 되는 장면을 꿈꿨다.
꿈은 아름다웠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인테리어 업체에서 받은 견적은 그의 통장 잔고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금액으론 조명 하나 제대로 못 맞추겠네…”
지훈은 한숨을 내쉬며 책상 위에 펼쳐진 엑셀 파일을 닫았다.
업체를 바꿔봤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그는 턱을 괴며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훈은 우연히 온라인에서 루미스페이스라는 회사를 발견했다.
그들은 조명을 활용한 대형 포스터와 포토존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며, 제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특화되어 있었다.
“이거다!”
그는 즉시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자신감이 묻어났다.
“안녕하세요, 루미스페이스입니다. 어떤 도움을 드릴까요?”
지훈은 가슴이 뛰는 걸 느끼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며칠 뒤, 루미스페이스 직원은 지훈의 사무실을 찾았다.
책상 위에 제품 샘플과 카탈로그를 내려놓자, 팀원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것들을 살폈다.
“이 나무 손잡이의 질감, 정말 따뜻하네요.” 디자이너 중 한 명이 말했다.
“맞아요. 저는 그 실용성과 감성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지훈이 대답했다.
팀은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시작했다.
루미스페이스 디자이너들은 회의실에 모여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제품을 실제 사용하는 장면을 포스터로 연출하면 어떨까?” 한 명이 제안했다.
“조명으로 손잡이의 텍스처를 강조하면 더 돋보일 거야.” 또 다른 목소리가 덧붙였다.
지훈은 그들이 스케치북에 그려가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들의 손끝에서 그의 꿈이 구체화되고 있었다.
디자인이 확정되자,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조명 설계자는 제품의 곡선을 살릴 수 있는 각도를 계산했고, 포스터 제작자는 색감과 질감을 조율했다.
지훈은 현장을 방문해 그 과정을 지켜봤다.
“정말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실 줄 몰랐어요.” 그가 감탄하며 말했다.
“저희도 이 프로젝트에 푹 빠졌거든요.” 팀장은 웃으며 대답했다.
성수동 팝업스토어 오픈 이틀 전, 루미스페이스 팀은 현장에 도착했다.
좁은 공간에서도 그들은 조명을 세심하게 배치하며 최적의 효과를 끌어냈다.
“여기서 빛이 살짝 더 부드러우면 좋을 것 같아요.” 지훈이 의견을 냈다.
“좋아요, 바로 조정할게요.” 팀원이 즉석에서 수정에 나섰다.
설치가 끝난 공간은 마치 작은 갤러리처럼 변해 있었다.
오픈 날,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서서히 몰려들었다. 조명 아래 놓인 제품들은 따뜻한 빛을 받아 생기를 띠었다.
한 고객이 세라믹 컵을 들며 말했다.
“이거 손에 착 감기네요. 집에서 쓰면 기분 좋을 것 같아요.”
SNS엔 포토존 사진과 함께 긍정적인 후기가 올라왔다.
지훈은 터져 나오는 미소를 숨길 수 없었다.
“디자인이 예쁜 건 물론인데, 정말 쓰기 좋아요.” 한 고객이 제품을 들고 말했다.
조명은 제품의 실용성을 한층 더 부각시켰고, 사람들은 자연스레 지갑을 열었다.
지훈은 루미스페이스와의 협업이 단순한 인테리어를 넘어 그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팝업스토어는 2주간 이어졌고, 판매량은 기대를 훌쩍 넘었다. 지훈은 노트북을 열어 데이터를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조명이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 줄이야…”
루미스페이스와의 협업은 단순한 계약이 아니라, 그의 꿈에 날개를 달아준 동반자였다.
“다음 전시도 같이하고 싶어요.” 지훈은 루미스페이스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저희도 기대됩니다. 이번엔 더 멋진 무대를 만들어봐요.” 팀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빛으로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법을 배운 지훈은 더 큰 무대를 꿈꾸기 시작했다.
팝업스토어의 성공은 지훈에게 확신을 주었다.
그는 사무실 창밖을 바라보며 다짐했다.
“이제 시작이야.”
루미스페이스와 함께라면, 그의 꿈은 더 밝고 멀리 빛날 터였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첫걸음이 이미 내디뎌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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