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의 거리는 언제나 정교한 감성과 예술적 감각이 살아 숨 쉬는 도시다.
그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흐트러짐 없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기하학과 낭만, 재단과 감각 사이에서 모든 요소가 균형을 이루는 이 도시에서, 2025년 여름 루미스페이스에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보낸 이는 밀라노 브레라 지역의 럭셔리 편집숍 CASA *******의 수석 디렉터.
그의 질문은 단순하지만 강렬했다.
“Can light be tailored like a suit?”
빛도 양복처럼 맞춤 제작이 가능하냐는 질문이었다.
루미스페이스는 일본 도쿄에서의 인터랙티브 조명 프로젝트를 보고 전화를 한 이유였다.
그들은 감정에 반응하는 빛, 공간을 읽는 조명, 움직임에 반응하는 리듬의 언어로 국제 무대에 발을 내딛고 있었고, 이번 제안은 유럽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진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재단된 빛’이었다.
고객의 움직임에 따라 조명이 반응하며, 쇼윈도 안의 테일러드 슈트 위로 흐르는 조명이 마치 사람의 실루엣을 따라 라인을 재단하듯 움직이는 연출을 요구받았다. 또한, 조명이 일정한 호흡을 하듯 30초마다 부드럽게 전체적으로 수축·이완하며 공간을 감싸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해야 했다.
루미스페이스는 이를 단순한 조명 제어로 해결하지 않았다.
그들은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광반응 필름, 그리고 직접 개발한 감성 리듬 알고리즘을 조합해, 조명이 마치 생명체처럼 반응하도록 설계했다.
조명은 이제 반사되는 빛이 아니라, 사람의 존재와 감정에 맞춰 함께 호흡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3개월 후 설치 당일, CASA ******** 매장 앞은 호기심 어린 시민들로 가득 찼다.
7미터 길이의 유리 쇼윈도 너머, 조명은 지나가는 사람의 실루엣을 인식하자마자 그 곡선을 따라 움직였다. 마치 빛이 몸을 재단하고, 핀을 꽂고, 옷을 완성해주는 듯한 연출이었다.
멈춰 선 고객에게는 조명이 조용히 ‘핏’을 잡듯 밀착했고,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때면 두 줄기의 빛이 흐르다 하나로 합쳐졌다.
조명이 아닌 무언가가 감정을 가지고 반응하는 듯한 이 연출에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췄고, 사진보다도 더 오래 그 자리에 머물렀다.
전시 기간 동안 CASA *******I는 고객의 체류 시간이 기존 대비 4배 이상 증가했으며,
밀라노 디자인 저널 Forma Sensibile은 이를 두고
_“빛이 옷을 입고, 사람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한 최초의 해석”_이라고 평했다.
루미스페이스는 기술을 수출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감정의 파형, 움직임의 호흡, 공간의 리듬을 조명으로 번역해
한 도시의 감성에 맞춘 새로운 언어를 선물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성공 사례가 아니라,
디자인과 기술, 감성과 철학이 맞물려
조명이라는 매체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하나의 진화 이정표였다.
빛은 결국 사람을 따라 움직였다.
그것이 루미스페이스가 밀라노에 남긴 첫 번째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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