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연구소에서 롤러 믹서로 회전하는 유리 튜브의 혼합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존 조명으로는 이물질과 미혼합 잔류물을 구분하기 어려워 실험의 신뢰도가 흔들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루미스페이스에 맞춤형 조명 장치를 의뢰한다. 루미스페이스는 롤러 믹서 하단에 부착 가능한 초슬림 LED 백라이트를 설계, 광 균일도 95%, 연색지수 95 이상, 특수 확산 필름을 적용해 정밀 관찰을 가능하게 한다. 시제품 설치 후, 튜브 내부가 선명히 드러나 실험 효율성과 정확도가 향상된다. 1년 뒤, 이 기술은 일본, 독일, 한국의 연구소와 병원에 도입된다. 루미스페이스는 “판단의 순간을 가능하게 하는 빛”을 설계하며 진실을 드러낸다.
이하나 박사는 오늘도 연구실 한쪽에 놓인 롤러 믹서 앞에 서 있었다.
투명한 유리 튜브가 기계 위에서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며, 그 안에서 혈액과 시약이 조용히 섞이고 있었다. 붉은빛, 고요하고, 거의 최면을 걸 듯이.
“음… 이게 이물질인가?” 하나는 유리 튜브를 들어 올려 천장 조명에 비추며 이마를 찌푸렸다. 형광등 아래에서도 튜브 안은 예측할 수 없이 반짝였다.
회전으로 생긴 유리벽의 흔적과 고르게 섞이지 않은 액체는 착시처럼 이물질로 보였다가, 또 아닌 것 같았다.
문제는 확실히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대로 분석을 진행해도 괜찮을까?” 그녀가 중얼거렸다. “다시 섞어야 하나?”
옆에 있던 조연구원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오늘만 세 번째네요. 명확히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하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리튜브를 롤러 믹서에 다시 올려놓았다.
그 작은 유리 튜브 하나가 반복 작업, 자원 낭비, 그리고 실험 결과의 신뢰도를 흔들고 있었다.
기술은 이렇게 발전했는데, 왜 최종 판단은 여전히 ‘감’에 의존해야 하는 걸까?
며칠 뒤, 하나는 결심한 듯 전화기를 들었다.
“여기가 루미스페이스 회사 맞나요? 저는 바이오 연구소의 이하나입니다. 롤러 믹서에서 회전하는 유리 튜브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맞춤형 조명 장치를 제작할 수 있나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 구조라면 롤러 사이 틈새에서 빛이 나와 튜브를 아래에서 비춰야겠군요. 흥미롭습니다. 직접 보러 가겠습니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루미스페이스 회사의 대표였다.
건축과 산업을 바꿔온 정밀 조명 설계의 전문가였다.
며칠 후, 대표와 그의 팀이 연구소를 방문했다.
그는 말없이 롤러 회전 믹서를 살펴보고, 튜브를 들어 올려 기계 아래의 좁은 틈을 들여다봤다. “아무리 뛰어난 롤러 믹서라도, 위에서 혼합 결과를 판단하면 안 됩니다. 정밀함은 항상 아래에서 빛이 올라와야 하죠.”
하나는 그의 통찰에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루미스페이스 회사의 엔지니어들은 롤러 믹서의 최소 회전 반경과 장비 하단의 열 방출까지 고려해 초슬림 LED 백라이트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밝기가 아니라, 혼합 과정을 완벽히 드러내는 조명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설계는 치밀했다.
광 균일도는 95%, 연색지수(CRI)는 95 이상으로 색을 정확히 표현했다.
튜브의 곡률로 인한 왜곡을 줄이기 위해 특수 확산 필름을 사용했고, LED 유닛은 장비 수정 없이 자석으로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디밍 조절 기능까지 포함되었다.
시제품이 도착한 날, 연구실은 숨을 죽인 듯 조용했다.
하나는 테스트 시약을 튜브에 주입하고 롤러 믹서에 올린 뒤, 하단에 매립 설치된 루미스페이스 백라이트를 켰다. 롤러 틈새에서 빛이 올라오며 유리 튜브 안을 비췄다.
실험실이 은은한 빛으로 물들었다. 하나는 고개를 숙여 튜브를 바라봤다.
“보인다,” 그녀가 나지막이 말했다.
고형물, 미혼합 잔류물, 미세한 이물질이 회전하는 튜브 안에서 선명한 실루엣처럼 드러났다.
빛은 그림자를 만들지 않고 모든 것을 투명하게 했다.
“이제 튜브를 흔들어 확인할 필요가 없어요.” 하나는 루미스페이스 맞춤형 백라이트 위로 돌아가는 튜브를 보며 감탄했다.
기계는 여전히 움직였지만, 연구실은 더 조용해졌고, 실험자의 시야는 더 선명해졌다.
루미스페이스 회사는 20년간 정밀 검사 조명을 전문으로 제작해왔다.
1년 뒤, 이 백라이트 시스템은 일본 오사카와 독일 뮌헨의 연구소, 그리고 한국의 병원과 바이오 벤처들에도 도입되었다.
어느 조용한 오후, 하나는 혼잣말을 했다.
“빛은 위에서 비추는 게 아니라, 아래에서 떠오르는 거였어.” 그녀는 유리튜브를 내려놓고 백라이트를 껐다.
빛은 사라졌지만, 진실은 이미 그녀의 눈에 들어와 있었다.
루미스페이스 대표는 한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조명을 만드는 게 아닙니다. 판단의 순간을 가능하게 하는 빛을 설계합니다.”
댓글
댓글 0개
이 문서에는 댓글을 달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