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화장품 SKU를 빠르게 전개하고 정렬을 유지하도록 풀인 구조와 가이드/스토퍼를 적용했으며, 낙하·진동 테스트를 반영해 내구성과 유지보수(모듈 교체)를 동시에 확보한 제작 성공 토리입니다.
트레이 닫힘 소음과 충격을 줄이는 감쇠 설계, 손끼임 방지 안전 구조, 숨김설치로 미니멀 외관을 구현해 ‘움직임 자체가 신뢰가 되는’ 전시 진열대 제작 과정을 담았습니다.
중동 전시회 참가를 앞둔 해외영업팀은 마음이 조급했다.
신제품은 많았고 색상은 더 많았고, 부스는 늘 그렇듯 작았다.
무엇보다 이전 전시에선 진열대가 이동 중 깨져서, 현장에서 테이프로 응급수술을 했던 흑역사가 있었다. 그 순간, 경쟁사 부스는 화려하게 펼쳐졌고 우리는 구석에서 깨진 모서리를 각도 맞춰 가리며 하루를 버텼다.
그 경험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치욕이었다.
그래서 이번 목표는 단순하면서도 절박했다. "비행기로 실어서 적층해도 튼튼한 금속 진열대, 그리고 한 번에 펼쳐지는 쇼 같은 동작."
우리는 소개를 받아서 루미스페이스에 전화를 걸었다.
첫 미팅에서 루미스페이스는 감성보다 숫자부터 물었다.
SKU 개수, 트레이 하중, 하루 시연 횟수, 설치 시간 제한, 적재 방식, 현지 전압, 부스 바닥 재질, 평균 습도까지. 우리는 숨을 고르고 요구 기능을 쭉 읊었다.
부드러움, 정숙성, 감쇠, 안전, 정밀, 내구, 미니멀. 그리고 소프트클로즈, 풀인, 속도조절, 충격흡수, 손끼임방지, 숨김설치까지. 말이 끝나자 담당자가 웃으며 말했다.
"기능을 다 먹으면 배가 아파요. 전시에선 세 동작만 제대로 보여주면 됩니다. 나머지는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게 진짜 기술입니다." 그 말이 신기하게도 우리를 살렸다.
우리는 과잉이 아니라 효율을 원했던 것이다.
세 동작은 바로 정해졌다.
원터치 전개, 샘플 트레이 슬라이드, 조용한 마감. 루미스페이스는 운송까지 진열대 설계를 시작했다.
진열대는 가구가 아니라 장비라며, 플라이트 케이스가 곧 베이스가 되는 일체형 구조를 제안했다.
열면 미니부스, 닫으면 화물. 케이스 바닥에는 360도 회전 캐스터를 달되, 공항 카트와 호환되는 하중 분배 구조를 설계했다. 운송 회사가 거칠게 다뤄도 충격이 분산되도록, 바닥과 모서리에 강화 리브를 숨겨 박았다.
덕분에 우리 팀은 포장 스트레스 대신 상담 준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잠금은 2중으로, 운송 중 풀림을 원천봉쇄.
기존 제품에서 자주 발생했던 진동에 의한 잠금 해제를 막기 위해, 1차는 래치 방식, 2차는 잠금 버튼 방식으로 이중화했다. 모서리는 충격이 모이는 곳이라며 보호와 하중 분산 구조를 먼저 깔아줬다.
각 모서리에는 충격 흡수 패드와 강화 프레임이 보이지 않게 삽입됐고, 10킬로그램 낙하 테스트를 6회 반복해도 변형이 없었다. 루미스페이스는 "첫 인상은 공항에서 시작됩니다"라고 말했고, 우리는 그 말에 동의했다.
외관은 놀라울 만큼 단정했다.
하드웨어는 숨어 있고, 보이는 건 제품과 빛뿐이었다.
화장품은 손이 많이 타니, 틈새에 파우더가 끼지 않도록 간격을 줄이고 청소 동선을 설계에 박아 넣었다. 표면은 무광 헤어라인 처리로 지문이 덜 남고, 알코올 성분이 닿아도 변색되지 않는 특수 코팅을 적용했다.
조명 슬롯은 케이블이 보이지 않게 프레임 내부로 통합 배선했고, LED는 색온도를 5500K로 통일해 모든 제품 색감이 일관되게 보이도록 조정했다.
트레이는 가장 많이 만지는 영역이라 소프트클로즈와 풀인을 우선 적용했다.
관람객이 샘플을 꺼낼 때 트레이가 저항 없이 나오고, 손을 떼면 마지막 5센티미터에서 자동으로 부드럽게 들어가도록 댐퍼의 속도 곡선을 세밀하게 조정했다.
닫히는 마지막 순간, '딱' 맞는 정렬이 생기도록 가이드 레일과 자석식 스토퍼를 배치했다. 그리고 속도조절. 펼칠 때는 빠르게, 닫힐 때는 우아하게. "느리면 고급, 너무 느리면 답답"이라는 명언을 떠올리며, 손맛을 조정했다.
영업팀이 직접 50회 이상 테스트하며 속도를 피드백했고, 루미스페이스는 댐퍼 감쇄 점도를 3단계로 나눠 최적값을 찾았다.
1차 프로토타입이 나오자 우리는 바로 타임어택을 했다.
전개, 철수, 전개, 철수. 열 번 반복하니 영업팀의 표정이 솔직해졌다.
"좋은데 트레이가 아직 조금 들린다. 그리고 전개는 더 빨랐으면. 잠금 버튼이 조금 단단해서 여성 팀원이 힘들어해요." 루미스페이스는 변명 대신 조정으로 답했다.
감쇠 강도를 0.3뉴턴 단위로 미세하게 튜닝하고, 스톱퍼 위치를 2밀리미터 이동시키며 소리와 진동을 줄였다. 정렬은 반복 조립에서 무너지기 쉬운 부분이라, 가이드 구조를 보강해 매번 같은 위치로 복원되게 했다.
잠금 버튼은 스프링 강도를 낮추고 버튼 면적을 15% 키워 힘이 분산되도록 재설계했다.
2차 프로토타입에서 우리는 사운드 테스트를 했다.
데시벨 측정기로 각 동작을 기록하니, 트레이 닫힘은 58dB, 전개 시작은 61dB였다. 목표는 55dB 이하. 루미스페이스는 마찰 지점에 테프론 시트를 추가하고, 금속 접촉부에 완충 패드를 삽입했다.
결과는 52dB. 이제 우리 부스는 대화를 방해하지 않았다.
운송 테스트는 더 가혹했다.
흔들림, 충격, 모서리 낙하를 가정해 약점을 찾았다.
결과는 늘 모서리였다. 그래서 모서리를 다시 설계했다. 보호재를 덧대는 수준이 아니라, 충격이 분산되도록 프레임의 힘 흐름을 바꿨다. 모서리 내부에 격자형 보강재를 추가하고, 케이스 외피와 프레임 사이에 충격 흡수층을 3밀리미터 두께로 삽입했다.
그다음 다시 테스트. 이번엔 우리가 지는 게 아니라 충격이 졌다.
1미터 낙하를 10회 반복했고, 케이스는 긁혔지만 내부 진열대는 무사했다. 우리는 그 결과를 보며 안도했다.
진동 테스트도 추가했다.
트럭 운송 시뮬레이터에 케이스를 올려놓고 4시간 동안 진동을 가했다. 나사 풀림, 트레이 이탈, 잠금 해제 여부를 체크했다. 초기에는 트레이 고정 나사 2개가 미세하게 풀렸지만, 나사산에 나일론 링을 추가한 후로는 문제가 사라졌다.
루미스페이스는 "이동 중에도 정렬이 유지되는 게 진짜 내구성"이라며 세부 사항을 놓치지 않았다.
제작 과정 중 가장 까다로웠던 건 금속이라는 장점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튼튼하게 만들겠다고 두껍게만 하면 무게가 늘고, 항공 운임이 폭발하고, 현장에서 옮기다가 허리가 먼저 파손된다. 루미스페이스는 "가볍게 단단하게"라는 원칙을 세우고, 보강 리브와 프레임 구조로 강성을 확보했다. 알루미늄 합금 6061을 기본으로 하되, 하중이 집중되는 부위에만 스틸 인서트를 삽입해 무게를 25% 줄였다. 결과적으로 완제품 무게는 32킬로그램. 성인 남성 두 명이 계단 없이 이동 가능한 수준이었다.
표면 마감도 그냥 예쁘게가 아니었다. 향료와 알코올이 닿아도 변색이 덜한 양극산화 처리, 손자국이 덜 남는 텍스처, 모서리에 손이 스쳐도 베이지 않는 2밀리미터 라운딩. 우리는 그걸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건 진열대가 아니라 무기인데, 다행히 평화적이다.'
중간 점검 회의는 매주 진행됐다.
루미스페이스는 영상으로 동작을 공유했고, 우리는 영상에서 소리를 먼저 들었다. "지금은 62데시벨 정도예요. 55까지 내려봅시다." 누군가 데시벨을 말하는 순간, 이 프로젝트는 이미 승부가 난 느낌이었다.
또 다른 회의에선 안전이 화두였다. 손끼임 위험 구간에 색 테이프를 붙여서 촬영해 주고, 커버 설계안을 두 가지 제시했다. 하나는 슬림하고 세련된 디자인, 다른 하나는 안전 커버가 더 넓은 디자인. 우리는 더 깔끔한 쪽을 고르려다, 전시장에서 아이 손이 들어갈 가능성을 떠올리고 안전한 쪽으로 선회했다.
브랜드는 멋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나면 더 멋있게 망한다.
조명 밝기도 조정 대상이었다.
초기 설정은 1000럭스였지만, 실제 전시장에서는 주변 조명과 겹쳐 제품이 과하게 빛났다. 루미스페이스는 디머 기능을 추가해 현장에서 조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고, 우리는 최종적으로 750럭스로 세팅했다.
이 과정에서 영업팀은 루미스페이스가 "현장 맥락"을 이해한다는 걸 확신했다.
부품 모듈화도 큰 포인트였다.
댐퍼가 고장 나면 전체를 뜯는 구조는 금지. 한 손 공구로 10분 안에 교체 가능한 방식으로 바꿨다. 각 트레이 슬라이드는 독립 모듈로 설계돼, 하나가 고장 나도 나머지는 정상 작동했다.
스페어 키트에는 여분의 잠금 부품, 작은 나사, 토크 조절용 공구, 댐퍼 2개, LED 모듈 1개가 포함됐다. "현장에서는 시간이 돈이고, 돈은 다시 비행기표가 됩니다." 담당자의 농담에 우리도 웃었지만, 그 말은 진실이었다.
이전 전시에서는 부품 하나 때문에 부스를 반나절 닫았던 적이 있었다.
유지보수 매뉴얼도 단순했다.
사진과 화살표로 구성된 10페이지짜리 가이드. 언어가 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텍스트는 최소화하고, QR 코드를 통해 동영상 튜토리얼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
루미스페이스는 "매뉴얼이 두꺼우면 아무도 안 읽습니다"라며, 핵심만 남겼다.
전시 전날, 우리는 전시장 화물 처리 구역에서 마지막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게차가 케이스를 던지듯 올려놓는 순간, 모두가 숨을 멈췄다.
케이스는 한 바퀴 굴렀고, 모서리가 바닥에 부딪혔다. 하지만 케이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잠금은 딱 붙어 있었고, 내부는 충격 흡수 구조가 단단히 지키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눈을 마주쳤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시부스에 도착해 케이스를 열었을 때, 우리는 박수를 쳤다.
트레이는 정렬 그대로, 커버는 속도 그대로, 표면은 흠집 하나 없이 그대로. LED 조명도 켜지는 순간 일관된 색온도를 유지했다. 그때 영업팀 막내가 말했다.
"이 진열대, 우리보다 멘탈이 강하네요." 실장은 웃으며 답했다.
"멘탈이 아니라 설계지."
전시 기간 동안 우리는 기능을 과시하지 않았다.
대신 경험을 만들었다.
관람객이 샘플을 꺼낼 때 손이 편했고, 닫힐 때 소리가 없어 대화가 끊기지 않았다.
속도 조절된 전개는 자연스럽게 시선을 모았다. 한 바이어는 트레이를 세 번 열고 닫으며 물었다.
"이거 전동인가요?" 우리는 웃으며 답했다. "아니요, 댐퍼입니다. 전기 없이도 부드럽습니다." 바이어는 감탄하며 명함을 건넸다.
둘째 날,
경쟁사 부스에서 '쾅' 하는 소리가 났다.
진열장 문이 세게 닫히며 샘플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우리는 조용히 트레이를 닫았다.
소리는 없었고, 정렬은 완벽했다. 그 순간 옆 부스 방문객 두 명이 우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상담이 시작됐고, 계약으로 이어졌다.
셋째 날,
현지 디스트리뷰터가 부스를 방문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멋진 진열대 갖춘 부스가 여기네요. 그런데 가장 바쁜 부스이기도 하고."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열대의 디자인이 신뢰를 만들었고, 신뢰가 매출을 만들었다.
그날 오후, 우리는 5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전 전시 대비 200% 증가였다.
마지막 날, 현지 바이어는 계약서에 사인하며 말했다.
"당신들은 제품을 팔지만, 동시에 신뢰를 보여준다. 이 진열대를 보고 품질을 믿었습니다."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내구성은 단단함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방식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화물칸에 적재된 진열대는 말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다음 전시에서도, 다음 국가에서도, 이 장비는 같은 속도와 같은 정숙으로 우리를 도울 것이다.
한국에 도착해 케이스를 다시 점검했다.
외관에는 약간의 스크래치가 있었지만, 내부는 여전히 완벽했다.
트레이는 여전히 부드럽게 움직였고, 잠금은 여전히 확실했다. 우리는 이 진열대를 3개 더 주문하기로 했다.
루미스페이스는 납품 후 체크리스트와 유지보수 가이드를 남겼고, 우리는 그걸 '세일즈 매뉴얼' 맨 앞에 꽂았다.
이제 우리 부스의 첫 인사는 악수가 아니라, 조용히 닫히는 소리다.
신입 사원 교육에서도 이 진열대는 예시로 등장한다. "좋은 장비는 브랜드를 대신 말한다."
다기능이지만 복잡하지 않았고, 금속인데도 가벼웠다.
무엇보다, 관람객의 눈이 움직임을 따라오며 브랜드를 기억했다.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루미스페이스는 "진열대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움직임을 설계하는 회사"다.
그들은 우리가 요청하지 않은 것까지 고민했고, 우리가 몰랐던 문제까지 해결했다.
데시벨을 줄이고, 무게를 관리하고, 현장 유지보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단순히 장비를 산 게 아니라, 전시 성공의 파트너를 얻었다.
만약 당신이 해외 전시를 준비 중이고, 진열대가 단순한 가구 이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루미스페이스에 전화를 걸어라.
그들은 당신의 브랜드를 이해하고, 당신의 고객을 연구하고, 당신의 현장을 예측할 것이다.
그리고 납품할 것이다.
비행기에 실려도, 반복 사용해도, 1년 뒤에도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진열대를.
우리는 배웠다.
좋은 진열대는 판매를 조용히 가속한다.
매번 확실히. 그리고 그 확신은 루미스페이스에서 시작된다.
당신의 브랜드도 이런 움직임을 가질 준비가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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