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스페이스의 약속
2011년, 조명 업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었다.
LED 투광등이 기존 할로겐 조명을 빠르게 대체하며 산업 현장, 공공시설, 심지어 대규모 물류창고까지 점령하기 시작했다. 그 시절, 화우테크를 인수한 동부라이텍은 업계에서 신뢰받는 이름이었다.
그 회사는 협력해 전국 곳곳에 LED 투광등을 설치하며, 당시 최첨단 기술로 빛을 설계했다.
그중 한 물류창고에 설치된 투광등은 단순한 조명 이상이었다. 에너지 효율, 내구성, 그리고 안정적인 빛—그 시절의 자부심이 담긴 작품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모든 것을 시험한다.
2025년 2월, 서울 외곽의 물류창고
A사 구매팀 김 과장은 낡은 물류창고의 유지보수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 창고는 10년 넘게 지역 물류의 중심지로 기능했지만, 세월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었다. 어느 날, 현장 기술자가 김 과장에게 다가와 말했다.
“과장님, 3번 구역 투광등이 전혀 안 켜집니다. 안정기 문제 같아요. 근데… 이거 화우테크 제품이에요.”
김 과장은 순간 머리가 복잡해졌다. 화우테크? 이름은 들어본 것 같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회사였다.
그는 즉시 노트북을 열고 검색을 시작했다.
‘화우테크 LED 투광등 안정기’
‘동부라이텍 호환 부품’
검색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화우테크는 2010년대 중반 문을 닫았고, 인수한 동부라이텍 역시 몇년 후 시장에서 사라졌다.
부품 공급망은 끊긴 지 오래였다.
설상가상, 이 투광등은 당시 맞춤 설계된 모델이라 최신 LED 조명으로 교체하려면 배선과 설비까지 전부 뜯어고쳐야 했다. 예상 비용? 최소 800만 원. 김 과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예산은 빠듯했고, 경영진은 비용 절감을 강조하던 터였다.
그때, 기술자 중 한 명이 조용히 말했다.
“과장님, 루미스페이스에 연락해보는 건 어때요? 옛날 조명 부품 다루는 데 좀 유명한 것 같던데…”
루미스페이스, 마지막 희망
김 과장은 반신반의하며 루미스페이스에 전화했다.
전화를 받은 건 송 과장이었다.
그는 김 과장의 설명을 듣자마자 침착하게 물었다.
“모델명과 안정기 사양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혹시 현장 사진도 있으면 보내주세요.”
김 과장이 메일로 보낸 사진과 사양을 확인한 송 과장은 곧바로 사무실에서 벗어나서 별도로 보관된 안정기 및 관련 조명 부품 창고로 향했다.
그곳에는 루미스페이스가 자랑하는 ‘부품 아카이브’가 있었다.
19 년간 업계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담긴 이 창고는, 다른 회사들이 폐기했을 법한 구형 부품들로 가득했다. 직원들 사이에선 “루미스페이스 회사 과장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곳이었다.
선반 사이를 꼼꼼히 뒤지던 송 과장은 마침내 눈을 빛냈다.
“이거다…”
그의 손에 들린 건 동부라이텍과 화우테크의 LED 투광등에 호환되는 구형 안정기였다.
정확히 6개, 창고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잠들어 있던 부품이었다.
그는 즉시 고객사 김 과장에게 전화했다.
“김 과장님, 좋은 소식입니다. 안정기 재고 확인했습니다. 투광등 전체를 교체할 필요 없이, 안정기만 교체하면 정상 작동 가능합니다. 내일 현장에 기술자 보내드릴게요.”
며칠 후, 루미스페이스의 기술자가 고객사 물류창고에 도착했다.
오래된 투광등을 조심스레 분해하고, 새 안정기를 장착하는 작업은 정확하고 신속했다. 전원이 들어오자, 2달 만에 처음으로 3번 구역이 환하게 빛났다.
김 과장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이거… 새 조명 같네요. 비용이 조금 밖에 안 들었는데.”
그날 저녁, 김 과장은 루미스페이스에 감사 메일을 보냈다.
“단종된 부품을 찾아 죽은 조명을 살려줘서 감사합니다. 단순히 조명을 고친 게 아니라, 저희 회사의 신뢰까지 지켜주셨네요.”
2025년, 루미스페이스는 단순한 조명 회사가 아니다.
그들은 오래된 빛을 복원하는 기술자이자, 사라진 브랜드의 책임을 떠안는 파트너였다.
낡은 부품 하나로 수백만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의 신뢰를 되살리는 일. 루미스페이스는 그 일을 해냈다.
창고 한구석에서 잠들던 안정기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었다.
그건 빛을 지키는 루미스페이스의 약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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