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층 아파트 단지.
그곳에 새로운 입주민이 조용히 발을 내디뎠다. 호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전 세계를 돌며 빛과 공간이 빚어내는 마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이곳에서 새 삶을 시작할 참이었다.
“이제야 진짜 내 공간을 갖게 되는구나…”
입주 전 사전 점검 날 아침, 그는 설레는 가슴을 안고 아파트 현관 문을 열었다.
거실로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통유리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공간을 환히 물들였다.
천장엔 건설사가 자랑스럽게 내세운 모던한 디자인의 조명이 자리 잡고 있었다. 디자이너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흔적이 느껴졌지만, 그의 발걸음은 문득 멈췄다.
“이건… 좀 아닌데.”
그는 눈을 감고 잠시 숨을 골랐다.
머릿속에 떠오른 건 호텔 로비의 기억이었다.
벽에 부드럽게 반사되던 은은한 빛, 손님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레 느리게 만들던 조도의 따뜻함,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완성해주던 색온도의 미묘한 조화. 그건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분위기’였다.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감성의 언어였다.
그런데 눈앞의 이 거실은 달랐다.
최신식 아파트라는 이름값은 했지만, 천장에서 쏟아지는 빛은 차갑고 딱딱한 6500K 백색광뿐이었다.
밝기만 할 뿐, 감성은 없었다. 마치 사무실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빛은 감정을 말해야 하는데… 이건 너무 차가워.”
그는 한숨을 내쉬며 거실을 다시 둘러봤다.
이 집을 ‘내 공간’이라고 부르려면, 이 조명부터 바꿔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날 오후, 그는 입주 날짜를 미뤘다.
조명 하나 때문에 집을 늦게 들어간다고 하면 누군가는 웃을지도 모르지만, 그에겐 이게 전부였다.
문제는 곧 드러났다.
천장은 ‘우물천장’ 구조였다.
천장 안쪽으로 살짝 파인 사각 프레임은 깊이감 있는 멋을 주었지만, 문제는 그 깊이가 고작 40mm도 안 된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희망 하는 조명 크기는 무려 가로 3미터, 세로 3미터. 시중에 나와 있는 평범한 조명으로는 절대 채울 수 없는 조건이었다.
그는 여기저기 알아봤다.
홈쇼핑 채널을 뒤지고, 대형 조명 매장에 전화도 걸어보고, 인터넷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원하는 걸 찾을 수 없었다.
“이건 맞춤으로 만들어야겠어. 감성까지 담아서.”
그때, 그의 머릿속에 단 하나의 이름이 스쳤다.
루미스페이스.
과거 호텔 리뉴얼 프로젝트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루미스페이스가 만든 조명 패널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었다.
기술과 감성이 완벽히 녹아든, 빛으로 공간을 설계하는 예술이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전화를 걸었다.
“거실 조명을 바꾸고 싶은데, 평범한 건 싫어요.”
수화기 너머 루미스페이스 기술 컨설턴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저희는 일반적인 조명은 안 만듭니다. 고객님 공간이 어떤 감성을 원하는지, 먼저 말씀해 주세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을 기다렸어요.”
다음 날 아침, 루미스페이스 설계팀과 기술팀이 강남 아파트에 들이닥쳤다.
우물천장의 깊이를 재보니 정확히 38.5mm. 일반적인 면발광 조명은 최소 60mm 깊이가 필요했으니, 얼핏 보면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루미스페이스는 달랐다.
그들은 한계를 보지 않고 가능성을 먼저 찾는 팀이었다.
설계팀 리더 윤 차장이 거실을 한 바퀴 돌며 천장을 살피더니 입을 뗐다.
“40mm 이하면 면발광을 고밀도로 짜고, LED를 측면을 이용하여 투광해야겠네요. 프레임은 커스텀 알루미늄 엣지로 가공하면 되겠고… 가능은 합니다. 근데…”
“근데요?”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설계랑 테스트도 여러 번 해야 하고요.”
그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입주는 늦어도 괜찮아요. 대신 완벽하게 부탁드릴게요.”
그에게 이건 단순한 조명이 아니었다.
그의 감성과 인생 철학을 담아낼 작품이었다. 요구 조건은 까다로웠다.
- 가로 세로 3미터의 대형 면발광 조명
- 내장 깊이 40mm 이내
- 색온도 5000K, 4000K, 3200K 변경 가능
- 각 색온도별 5단계 디밍
- 무선 리모컨 제어
- 무소음 작동, 깔끔한 마감
- 품질 보증 최소 5년
루미스페이스는 바로 움직였다.
설계실에선 ‘울트라-씬 엣지 프레임’ 설계도가 펼쳐졌다.
알루미늄 프레임은 CNC 가공으로 무게를 줄이고 방열까지 잡았다. 광원은 루미스페이스 특허 기술인 다중 반사 도트 패턴 LGP로, 3미터 면적 전체에 빛을 고르게 퍼뜨렸다.
핵심은 제어 시스템이었다.
버튼 하나로 색온도가 바뀌고, 밝기가 부드럽게 조절되며, 그 모든 게 사람의 감성에 맞춰야 했다.
엔지니어 이 대리가 회의에서 불쑥 말했다.
“그냥 밝기 조절이 아니라 감성을 조절하는 겁니다. 3200K는 따뜻함이 확 살아야 하고, 5000K는 맑고 선명해야 해요. 사람 눈이 원하는 온도를 줘야죠.”
“맞아요, 빛은 결국 감정이니까.”
제작은 총 27일 걸렸다.
시제품 테스트만 4일. 온도별 디밍 곡선, 빛 반사율, 패널 안정성, 마감 품질까지 하나하나 점검했다.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됐다.
시공 날이 다가왔다.
루미스페이스 팀은 아파트 거실에 조명을 올렸다.
사다리조차 특수 고무패드로 감싸 바닥 에 흠집 하나 내지 않았다.
설치 시간은 딱 2시간 50분. 조명이 켜지는 순간, 공간이 살아났다.
그는 조용히 리모컨을 들었다.
버튼 1번 – 5000K
거실이 맑고 깨끗한 백색광으로 물들었다. 한강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버튼 2번 – 4000K
조금 더 따뜻해졌다. 여유로운 오후가 느껴졌다.
버튼 3번 – 3200K
순간, 거실이 호텔 스위트룸처럼 변했다. 나무 바닥이 황금빛으로 빛났고, 벽지는 포근하게 공간을 감쌌다.
“이제야… 집 같아요.”
그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입꼬리는 올라갔고, 눈가는 촉촉했다.
그는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다시 만지작거렸다. 밝기를 바꿔보며 빛이 주는 감정을 하나하나 느꼈다.
“이 조명은 날 이해해줘요.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요.”
루미스페이스 팀은 말없이 인사하고 떠났다.
“잘했다”는 말은 없었지만, 그들의 눈빛엔 자부심이 있었다.
이 조명은 그 어떤 화려한 광고보다 깊이 빛날 터였다.
며칠 뒤, 고객에게서 메일이 왔다.
“루미스페이스 조명은 제게 단순한 도구가 아니에요.
그건 공간을 완성하는 마지막 감정이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온기예요.
저는 그 온기를 기다렸고, 당신들은 그걸 정확히 전해줬습니다.
고맙습니다. 이건 정말 빛의 예술이에요.”
그 메일은 루미스페이스 팀 모두에게 공유됐다.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또 하나의 빛을 세상에 남겼다. 눈을 밝히는 빛이 아니라, 가슴을 따뜻하게 채우는 빛이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강남의 그 고층 아파트 거실엔 매일 세 가지 온도가 흘렸다.
아침의 맑은 5000K, 오후의 포근한 4000K, 밤의 따스한 3200K.
빛은 그렇게 한 사람의 감정을 위해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빛은, 어쩌면 그의 삶까지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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