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깊이의 언어
유럽의 어느 도시,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한 고급 브랜드의 본사에서 전화가 울렸다.
루미스페이스의 대표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인쇄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감정과 움직임, 그리고 깊이를 담아야 하는 거대한 도전이었다.
클라이언트는 6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디지털 화면은 사용하지 않을 겁니다. 오직 시각적 마법으로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들어야 해요.” 목표는 분명했다.
2000mm x 3000mm 크기의 초대형 렌티큘러 디스플레이 한 장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변하는 생생한 경험을 창조하는 것.
대표는 책상에 앉아 요구 사항을 적었다.
100LPI 고해상도 렌티큘러 렌즈, 플립과 3D, 모션 효과의 복합적인 조화, 옵셋 인쇄, 그리고 백라이트가 옵션으로 들어갈 라이트박스 시스템까지.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이건 단순한 출력물이 아니라 예술이야. 어떻게 인쇄물만으로 이런 감정을 전달하지?”
팀은 회의실에 모였다.
디자이너 은희가 말했다.
“각도에 따라 감정이 바뀌는 효과를 내려면, 단순히 이미지를 겹치는 걸로는 부족해요. 깊이와 움직임을 설계해야 해요.” 기술 책임자인 준영이 덧붙였다.
“렌티큘러 렌즈의 해상도와 인쇄 정밀도가 관건이에요. 게다가 6제곱미터짜리 단일 패널이라니,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아요.”
대표는 결심했다.
“우리는 하이브리드 솔루션을 만들어야 해. 렌티큘러 인쇄와 LED 조명을 결합해서, 다층적인 애니메이션 효과를 줄 거야.” 팀은 숨을 죽이고 그의 말을 들었다.
불가능에 가까운 요구였지만, 그들은 20년동안 이미 한계를 넘는 일에 익숙했다.
설계 과정은 전쟁 같았다.
은희는 밤을 새우며 플립, 3D, 모션 효과를 위한 프레임 계산과 원근 매핑을 끝냈다.
“한 프레임이라도 어긋나면 전체가 망가져요.” 그녀의 손은 떨렸지만, 눈빛은 단단했다.
준영은 렌즈와 이미지의 해상도를 정렬하며 LPI 보정을 반복했다.
“0.1mm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어.” 그는 중얼거리며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렌즈는 해외에서 수입되었다.
민수는 공급처와 수십 통의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광학 선명도와 평탄성, 열 안정성을 보장받았다.
“이 렌즈가 없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어.”
상자가 도착했을 때, 팀은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 환호했다.
인쇄실은 긴장으로 가득 찼다.
습도와 잉크 농도를 철저히 관리하며, 준영은 RIP 파일을 생성하고 렌티큘러 전용 옵셋 판을 세팅했다.
“서브밀리미터 단위로 정렬했어. 이제 기계만 믿자.” 단 한 장을 위해 모든 준비가 끝났다.
버튼이 눌리는 순간, 숨소리조차 멈췄다.
기계가 윙윙거리며 돌아가자, 거대한 렌티큘러 패널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후가공은 또 다른 전투였다.
압착 라미네이션으로 뒤틀림을 방지하고, UV 코팅으로 표면을 보호했다.
가장자리는 전시를 위해 깔끔하게 마감되었다.
백라이트 시스템은 엣지라이트 LED로 설계됐고, 색온도와 조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민수는 미소를 지었다. “이제 빛을 더할 차례야.”
테스트 날, 조명이 켜지자 렌티큘러 패널은 살아 움직였다.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부드럽게 전환되고, 깊이감이 공간을 채웠다.
은희가 속삭였다. “이건… 정말 마법 같아요.”
최종 패널은 특수포장 3중으로 목상자로 제작되어 선박 수송편으로 인천항 출발하여 홍콩 경유하여 영국에서 육로 수송편으로 클라이언트에게 보내졌다.
2달 후에 설치가 끝난 날, 루미스페이스 대표와 팀은 유럽의 현장에 초대받았다.
클라이언트의 담당자가 다가와 말했다.
“이건 단순한 인쇄물이 아니에요. 하나의 경험이에요.” 그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감정이 살아있고, 깊이가 현실 같아요. 여러분은 기적을 만들었어요.”
"Les émotions sont vivantes, et la profondeur semble réelle. Vous avez créé un miracle."
루미스페이스는 이 과정을 모두 기록했다.
고해상도 사진과 기술 문서로 아카이빙하며, 대표는 팀에게 말했다.
“우리는 이미지를 인쇄한 게 아니야. 감정을 설계하고, 공간 안에 장면을 완성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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