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적한 철도 건널목. 낮에는 간간이 사람들이 오가는 평화로운 풍경이었지만, 밤이 되면 그 모습은 전혀 달라졌다. 횡단 표시등의 미약한 불빛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고, 이로 인해 철도를 가로지르는 이 건널목은 오래전부터 지역 주민들에게 공포의 장소로 인식되었다. 사고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언제라도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 건널목의 안전을 담당하던 관할 부서의 박현수 주무관은 이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상태로는 사고가 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겁니다.” 그는 몇 차례 보고서를 올리고 예산을 요청했지만, 현실은 매번 그의 기대와 달랐다. 한정된 예산과 기술적 제약은 대안을 마련하는 데 큰 걸림돌이었다. 관할 부서에서 7년째 일하고 있었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마다 그는 공직자로서의 책임감과 무력감 사이에서 괴로워했다.
어느 비 오는 저녁, 현수는 직접 건널목을 방문했다. 차가운 빗방울이 철로 위로 떨어지며 낮은 소리를 냈다. 오래된 횡단 표시등은 간신히 깜빡일 뿐, 제대로 된 경고등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손전등을 비추며 오래된 시설을 관찰하고 메모를 남겼다. 하지만 이를 개선할 구체적인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이대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인터넷에 “철도 건널목 안전 대책”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결과 중에서 그는 눈길을 사로잡는 한 블로그를 발견했다. 그 블로그에서는 맞춤형 태양광 사인물을 제작하는 회사, 루미스페이스를 소개하고 있었다. 루미스페이스는 낮 동안 태양광으로 충전하고, 밤에는 LED 조명을 사용해 시인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사인물을 제작한다고 설명되어 있었다. 그는 내용을 읽으며 희미했던 희망을 느꼈다. “이거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해당 회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다음 날, 현수는 루미스페이스에 직접 연락을 취했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그의 설명을 차분히 들으며 전문적인 조언을 건넸다. “철도 건널목이라면 고휘도 LED 조명과 방수 기능을 갖춘 사인물이 적합할 겁니다. 현장 상황에 맞춰 최적화된 디자인도 가능합니다.” 현수는 곧장 현장 방문을 요청했다. 며칠 뒤 루미스페이스의 기술팀이 현장을 찾아왔다. 담당자인 박 팀장은 건널목의 구조를 꼼꼼히 점검하며 말했다. “여기에는 태양광 충전 패널과 LED 사인물을 결합한 시스템이 가장 적합합니다. 설치 후 유지비용도 크게 절감될 겁니다.”
현수는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예산도 크게 부담되지 않겠네요.” 그는 즉시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협력 작업에 착수했다. 루미스페이스는 빠르게 맞춤형 사인물을 설계하고 제작에 돌입했다. 작업이 시작된 지 며칠 만에 태양광 패널과 LED 조명을 결합한 새로운 시스템이 완성되었다. 설치 과정에서도 세부적인 부분까지 꼼꼼히 확인했다. 태양광 패널은 건널목의 방향과 일조량에 맞춰 각도를 조정했고, LED 조명의 밝기는 야간에도 최대한 멀리서 확인할 수 있도록 설정되었다.
설치가 완료된 날 밤, 현수는 새로워진 건널목을 찾아갔다. 어둠 속에서 사인물이 뿜어내는 밝은 빛이 철로를 환히 비추고 있었다. 이전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횡단 표시등이 이제는 멀리서도 선명하게 보였다. 경고음과 점멸 신호가 자동으로 작동하며 다가오는 기차의 접근을 알렸다. 그는 눈앞의 변화에 감탄하며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몇 주 뒤, 현수는 관할 부서 회의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를 발표했다. “루미스페이스와의 협력으로 설치한 태양광 사인물이 건널목의 사고 위험을 크게 줄였습니다. 야간에도 뛰어난 시인성을 제공하며, 유지비용은 기존 시스템 대비 30% 절감되었습니다.” 그의 발표가 끝나자 동료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좋은 선택이었어, 현수 씨. 이젠 다른 건널목에도 적용해 보자고.” 그는 동료들의 격려에 감사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다짐했다.
이번 사례는 지역 언론에도 보도되었다. “작은 태양광 사인물이 만들어낸 큰 변화”라는 제목 아래 건널목의 안전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루미스페이스는 명성을 얻었고, 현수는 자신의 작은 결단이 주민들에게 큰 안심을 가져다줬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
그날 밤, 그는 다시 건널목을 찾아갔다.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었지만, 마음은 따뜻했다. 밝게 빛나는 사인물 아래를 오가는 주민들은 더 이상 불안한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그는 별처럼 빛나는 사인물을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작은 변화가 큰 안전을 만들 수도 있구나.” 그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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